[펫피플 15]반려동물과 정치

PET ISSUE / 장현순 기자 / 2018-10-09 10: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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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정치적 동기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사진과 본문의 내용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정치인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기 마련이고 지지자가 많아야 정치적 입지가 커진다.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지지자를 늘리기 위해 가끔은 흔히들 말하는 정치적 동기로 어떤 일을 하기도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 입양한 유기견 행복이를 경기지사 당선 후 데리고 가지 않아 결국 입양했던 단체에 다시 보내졌다고 안광환 성남시의원이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지사과 입양을 담당했던 카라 측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에 재직했을 당시 관사나 아파트 모두 반려견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아 성남시로 분양을 진행했기 때문에 반려견의 주인은 성남시이며 만일 이재명 지사가 데려가게 되면 오히려 불법이 된다고 했다. 또한 카라가 다시 데려간 것도 행복이에게 더 나은 조건의 입양처를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성남시에서 행복이를 입양할 때 카라에 보낸 공문을 보면 입양 목적은 유기견 분양 홍보를 위해서라고 명시되어 있고 사육시설은 성남시청 정문 경비실 부근으로 되어 있다. 이 지사와 카라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정치적 의도가 행복이의 행복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 일에 문제를 제기한 안의원이 행복이가 걱정되었다면 스스로 입양을 하거나 아니면 입양처를 알아봐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서 문제를 제기했다면 좀 더 순수해 보일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지사도 행복이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행복이를 다시 돌려보내기 전에 전후 과정을 시민들에게 미리 알려주었으면 어땠을까? 시장이 바뀐다고 행복이의 분양 목적이 갑자기 바뀌는 것도 아닐 것 같은데 굳이 돌려보낼 필요가 있었을까? 아니면 진작에 돌려보냈어야 하는데 다른 이유 때문에 못 돌려보내고 있었던 것일까?

 

 행복이에겐 투표권도 없고 지지정당도 없다. 행복이가 스스로 성남시에 간 것도 아니고 스스로 돌아가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그 과정을 진행했던 이들도, 이 과정에서 행복이가 소외된 것을 비판한 이도 정치적 동기가 아닌 순수한 의도였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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