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피플 7]로보펫도 반려동물일까

PET ISSUE / 장현순 기자 / 2018-08-14 20: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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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존중에 기반한 법적 지위를 성급히 기계에게 부여할 수는 없어

▲사진과 본문의 내용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요즘 사회 전반의 가장 큰 과학적 화두는 인공지능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어색한 억양의 인공적인 목소리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류의 적 정도로 생각했지만 근래에는 생활 곳곳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곳까지 침투해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공지능에게 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은 로보펫도 반려동물인가라는 문제를 반려인들에게 던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울 여건이 되지 않는 이들에게 로보펫은 이상적인 존재이다. 털이 날리거나 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되고, 혼자 두고 나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소음 때문에 옆집과 마찰이 생길 염려도 없다.

 

 인공지능이 발달되어 이제는 로보펫도 주인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며, 어떤 면에서는 살아있는 생명보다 더 주인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면 멀리서도 로보펫을 제어할 수 있어 비서나 집사의 역할까지 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 인공지능에게 인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처럼 로보펫에게 반려동물의 지위를 주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생명 존중의 원칙에 따라 반려동물에게 부여된 권리를 무생물인 로보펫에게 성급히 주게 된다면 향후 이에 따른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로보펫에게 학대행위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지. 망가져도 메모리만 복구한다면 이전 존재의 연장선상에서 키울 수 있는 로보펫의 특성을 고려할 때 죽음이나 복제는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다.

 

 로보펫을 키우는 이들은 어쩌면 하루라도 빨리 자신들의 펫이 반려동물로 인정받기를 원할지 모르지만 윤리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감상적이거나 충동적인 결론에 도달할 위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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